한북정맥 4 (강구동갈림길-명덕리 3거리)
2002년 6월 14일 김종영과 함께 일동 1/50,000
경기도 포천군
산행시간 7시간
접근시간 1시간 25분
비, 흐림, 해, 흐림
화현리 완행버스정거장(08:40)
화현2리 은성기도원 입구(08:50)
은성기도원(09:05)
빗방울이 하나, 둘 보이는가 싶더니 녀석들이 이내 깨복쟁이 친구까지 불러왔다. 은성기도원 가는 시멘트길 너머 저편 동쪽 운악산 줄기는 안개로 자욱하다. 도중에 멋진 수염을 기른 들꽃이 하얗게 혹은 노랗게 단장을 하고 있다. 하얀색이 너무도 깨끗하다. 이 꽃을 밭일하시는 아주머님께 여쭈니 인동덩굴(인동초)이라고 알려주신다.
강구동갈림길(10:05) 안부에 오르기 전에 비님은 돌아가고 안부에서 나들목을 둘러보니 원통산에서 이곳으로 오다가 강구동으로 내려가는 나들목 우측으로 삼일로 산악회의 노란리본이 걸려있고 그 위에 글씨도 새기지 않은 빨간리본이 동무하고 있다. 리본이 몇 개 달려있는 운악산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날등과 계곡 우회 갈림길까지는 한사람이 다니기 좋은 산길로 화악산쪽에는 안개와 구름으로 시야를 가린다.
날등과 우회 갈림길(11:10~11:15) 갈림길까지 오는동안 많은 이름모를 많은 들풀을 보았으나 갈림길에서 계곡쪽에 피어있는 덤불조팝나무꽃의 꽃수술이 화려하다.
갈림길에서 계곡향으로는 경사가 급하다. 날등으로 올라 진행하니 길 옆 바위위에 이제 여름을 알려주는 털중나리꽃이 반긴다. 꽃의 형상이 둥글고 날카로움의 차이가 있을뿐 형상은 봄에 얼레지가 취했던 모습을 빼닮았으며 단지 계절과 색깔만 빌려왔을 뿐이다. 이 꽃의 색깔은 화려한 주황색바탕에 검은점이 있다.
바위 처음 만나는 바위위에 서니 고도감과 그 수직의 형상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꼈으나 동행한 종영이가 먼저 내려가면서 보여주는 손과 발을 놓는 위치를 눈여겨보고 흉내를 내어 내려간다. 이 곳의 계단식 바위는 발과 손의 위치를 적절하게 놓고 약간의 신경을 쓰면 로프 없이도 내려갈 수 있는 곳이다. 종영이는 얼마전까지 같이 근무했던 바위꾼이다.
두 번째 만나는 바위는 직벽인데 내려간 안부 좌우 양쪽이 급경사라 종영이가 로프를 이용하여 하강하자고 한다. 바로 앞에 건너보이는 급경사 오름길을 보니 내려갈 마음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나에게는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종영이는 로프를 거는 나무의 안전을 점검한다. 그는 먼저 내려가 내가 내려가는 로프를 잡아주어 안전을 도모한다. 이 바위는 약 7~8m 정도의 직벽인데 처음 바위를 대하고 안전벨트를 사용하는데 내려가면서 로프를 잡은 왼쪽 손에 자꾸 긴장된 힘이 실린다. 종영이는 “처음 바위하는 사람이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쪽 손으로 로프를 잡지 못하게 한다”고 일러준다. 그것은 왼쪽 손에 힘이 집중되면 몸무게를 로프에 싣지 못하여 바른 자세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오른손은 하강 속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로프를 힘껏 혹은 느슨하게 잡았다 놓았다 한다.
두 번째로 맞은 직벽은 이전에 만난 직벽보다 약간 길이가 긴 곳으로 나무 밑둥에 있는 탈색된 테잎슬링에 새 테잎슬링을 동시에 걸어 전과 같은 방법으로 하강한다. 내려가는데 금같은 바위틈틈이 돌양지꽃이 숨어있다.
애기봉 긴급구조대 표시판(12:45) 바위를 떠나 잠시 오르면 애기봉 긴급구조대 표시판이 있는 곳을 지나는데 원래 오른쪽 바위위에 달려있던 것으로 보이는 김규영씨 추모비가 떨어져 나와 바위위에 놓여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운악산 정상(13:00~13:25) 운악산 정상으로 오르는데 오늘 두 번째로 천남성을 본다. 지난번 광덕고개에서 백운산 오르는 도중에 찍었던 천남성사진이 검게 나왔었는데 그 이유는 필름을 바꾸고 처음 몇 번 공회전을 시켜야 하나 완전한 공회전이 되지 않아 1/3은 아예 시커멓게 나오고, 2/3는 빛이 들어갔었지만 천남성 얼굴은 볼 수 있었다. 독한 녀석이다.
삼각점이 있고 등산로 표지판이 있는 정상에서 점심을 하는데 토욜인데도 산님들을 자주 만난다.
식사 후 운악산 정상에서 왼쪽으로 얼마간 진행하면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98년 9월 가평군에서 만든 운악산 정상 표지석이 있다. 삼각점이 있는 곳도 정상이요 여기도 정상인가 ?
이 지점에서 정맥길은 현등사향으로 내려가는 내리막이다.
내리막으로 내려가는 도중 길옆에는 겨울에 적설이 많은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빙설제거용 부대자루를 이용하여 길을 여러군데 보수하였다.
십자로 안부(13:50) 오른쪽은 대원사, 길원목장향, 왼쪽은 하면 하판리 직진길은 애기봉향으로서 정맥길이다. 운악산에는 애기봉이 두 군데 있는 모양이다.
봉우리를 넘어 십자로안부에서 15분 후 또 다른 안부를 만나고 잠시 휴식 후 진행하면 약 3분후 옛날에 헬기장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곳을 만나는데 뒤돌아보면 운악산의 일부를 조망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채석장을 볼 수 있다. 안부에서 15분 진행하면 정상갈림길을 만나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10여분 낙엽길을 내려가면 헬기장에 이른다.(14시 40분) 여기를 오르면서 둥글레의 열매를 만난다.
헬기장에서 약 15분 진행하면 최근에 보수한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는데 군부대가 정맥길을 얼싸안고 있다.(15시 05분). 여기서 우측 표지리본을 따라 내려가면 능선에서 더 이상 길은 연결되지 않고 능선에서 왼쪽 계곡으로 내려간 다음 나서면 47번 국도 아리랑고개다.(15시 20분)
아리랑고개에서 서울쪽 기준으로 왼쪽에는 군부대 철조망이 여기까지 늘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다녀와서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니 산에서 처음 만나는 철조망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지 않고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내려오면 아리랑고개에 이른다고 되어있었습니다.
47번 국도 아리랑고개에서 도로를 건너면 좁은 아스팔트길이 건너편 군부대 쪽으로 뻗어있다. 건녀편 길의 끝에 이르면 철조망이 좌우로 뻗어 있는데 정맥은 오른쪽으로 오른다.
오르면서 하얗고 멋진 카이저 수염을 닮은 큰까치수염과 산위에서 보았던 털중나리꽃을 만난다. 여기 털중나리꽃은 산 날등에서보다 그 색이 진하다.
털중나리꽃은 이곳에서 오늘 도착지인 굴고개 초입이자 56번 지방도와 명덕리가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땡볕의 오름길을 참고 오르면 도중에 군부대 울타리는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를 모른체하고 다시 오르면 간간이 정맥꾼들의 리본이 반긴다.
정맥(15시 50분) 오솔길이 끝나고 벙커가 앞에 나타난다. 벙커 앞에 시멘트의 직육면체 작은 기둥이 땅에 묻혀있다. 시멘트 기둥 전면에는 세줄 가로로 이상한 글씨와 부호가 적혀 있다. 제일 위에 1C-W, 두 번째 줄에 12-H, 세 번째 줄에는 원안에 X자가 그려져 있다.
작은 시멘트 기둥 뒤에 보이는 벙커 앞에는 쇠파이프 양쪽에 타이어가 달려있는 물건이 보인다.
여기서 앞쪽의 벙커 구경은 그만하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능선에서 왼쪽 아래 길쪽으로 많은 표지리본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가 정맥방향이 바뀌는 곳이다.
이 지점이 1/50,000 지형도상 아리랑고개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다 첫 번째 만나는 벙커로서 정맥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56번 지방도 벙커에서 약 8분여 내려가면 노끈이 나무에 매어 있는데 왼쪽으로 향한다.(15시 58분)
벙커에서 약 11분 지나면 군부대 철조망 울타리가 시야에 들어오고 이어서 소나무를 등에 업고 있는 폐가를 만나고(16시 07분)
정상을 출발한지 약 20여분이 지나면 철조망 울타리는 왼쪽으로 보내고 우측 소나무숲으로 보면 노란색 표지리본(강산에)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서 길에 가로놓인 부러진 나무들을 건너고
정상을 출발한지 약 30여분 지나면 47번 국도와 운악산이 조망되는 곳에 이르는데 철조망은 왼쪽으로 꺾여 멀어지고 오던 길에서 오른쪽에는 상수리나무가 왼쪽에는 소나무가 있는 사잇길로 접어든다.
이후로는 우측으로 만들어진 소로로 신경써서 진행하면 군부대 울타리와 나란하게 진행하게 되고 그 길의 끝에는 지형도상 56번 지방도에서 명덕리로 들어가는 삼거리에 다다른다. 여기 오는도중에 노루발풀과 땅비싸리를 만났는데 노루발풀은 우유빛 구슬을 절반으로 잘라 초록의 별을 반구의 위에 심어놓은 것처럼 보인다.(17시 05분)
저처럼 풀독에 약한 산님은 가능하면 긴바지와 긴팔 상의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허벅지에 아직도 풀독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풀꽃이름은 저녁노을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좋은날들 보내시고 좋은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들꽃들
인동덩굴/털중나리
돌양지꽃/덤불조팝나무
천남성/결실의둥글레
큰까치수염/노루발풀

눈개승마/노루오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