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울(09시)
동서울에서 일동까지 버스를 끊었으나(07시10분) 졸다가 이동가는 도중에 하차하여 다시 일동으로 돌아가 오뚜기고개로 향하는 들머리인 무리울까지 오느라 30분이 지체되었다. 지난번 오뚜기고개에서 이곳 들머리까지 오는 동안 비포장도로상태가 좋지 않아 택시기사님께 아스팔트도로까지만 부탁하였다.(동서울-일동 4,200원(직행), 일동-무리울 4,000원)
사람마다 이어가는 지점까지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겠으나 만약 택시로 움직이고자 하는 산님이 계시다면 기사님께 부탁하여 오뚜기고개까지 택시로 접근해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굽이굽이 오르는 동안 좌측으로 보이는 무리울 뒷편 지능선이 거대한 공룡의 이빨로 한 입 씹힌 것처럼 움푹 파여 있다. 복구를 한다 해도 눈가림이겠으나 복구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보이는 것이 정말 흉칙하다.
오르면서 풀이 돋아난 도로 가운데에 피어있는 보라색의 꿀풀을 만나고, 지난번에 보았던 붓꽃을 보니 꽃이 거의 말라 있다.
무당개구리 오르는 비포장길은 햇빛으로 인해 뜨거우나 간혹 산그림자 덕분에 그늘 속으로 들어갈 때도 있다.
그런데 등은 초록바탕에 검은 점이, 배부분은 빨간 바탕에 검은 줄이 있는 무당개구리가 햇빛이 뜨거운 도로 가운데를 폴짝 폴짝 뛰어가더니 인기척에 놀라 배는 땅에 대고 네 다리를 하늘로 뒤집어 올려 죽은 척이다. 죽은척하면서 살아가는 생물이 이녀석뿐일까마는 개구리가 이러는 것은 처음 본다.
짓궂게 옆에 가서 발을 땅에 굴러도, 녀석을 한번 굴려도 꼼짝 않는다. 본능적으로 취하는 행동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듯 종이를 뒤집는 것 같다.
비가 왔던 지난번 오뚜기고개에서 내려올 때도 이 녀석을 보았으나 그때는 자연스럽게 움직였었다. 오르면서 두어 마리의 개구리를 더 보았으나 길 가운데 있는 녀석은 죽은척하지만 옆에 풀숲이 가까이 있는 녀석은 죽은척하지 않고 움직여 도망간다. 이 녀석도 기댈 데가 있고 없음을 본능적으로 안다.
조금 더 진행하는데 푸드득 놀라는 까투리 녀석이 멀리 도망도 가지 않고 10여m 건너편 나뭇가지에 앉아 소 닭보듯 한다.
오뚜기고개까지 오르는 동안 또 한 종류의 들꽃이 보였는데 현호색 닮은 이 녀석은 가늘고 작을뿐아니라 엷은 하늘색을 갖고 있는 그 모습으로 인해 여리디 여리게 보인다.
오뚜기고개 오뚜기고개를 관통하는 이 도로는 83년 군부대에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군단장,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말단 소대장까지 주욱 나열되어 있는 기념비가 고개 중앙에 있다.
오뚜기고개에 이르러 올라오던 방향에서 오른쪽 헬기장으로 오르는 도로 왼쪽에 정맥을 이어가는 들머리가 있다. 여기서부터 귀목봉으로 향할 수 있고 청계산으로 향할 수 있는 삼거리까지 방화선이 이어져 있다.
방화선을 따라 올라 첨 만나는 작은 봉우리 그늘에 앉아 잠시 쉼을 하는데 벌들이 나보러 죽은체하란다. 잠시 휴식 후(10시 40분) 고개를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를 몇 번하면 청계산으로 향하는 삼거리에 이른다.(11시 10분-오뚜기고개 1.5km, 청계산정상 4km, 귀목봉 2km)
이제까지 보아 온 들꽃 중에 둥글레만 보이는데 둥글레도 대부분은 꽃이 떨어졌지만 꽃이 남아있는 녀석이 복을 이웃에 나누어주고 까실한 얼굴로 미소를 보낸다. 지난번까지 남아있던 들꽃들이 살찐 풀잎만 남아있고 꽃들은 내년을 기약한다. 몇번의 산행에 벌써 봄이 가는 것을 느끼니 세월의 빠름을 무엇에 비하랴.
귀목봉 갈림길에서 청계산으로 오르는 길목은 햇빛이 나무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선선한 숲길이다. 청계산 오르기 전 또다른 삼거리에 이른다.(12시 05분- 정상 0.5km, 강씨봉 8km, 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 큰골계곡 3km)
청계산, 길마재, 길마봉 두어개의 밧줄구간을 통과하여 오르면 청계산 정상이다.(12시 15분∼12시 35분) 오르는 중에 정상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 주로 놀토에만 다니는 나로서는 한적한 산길에서 다른 산님들을 만남은 또다른 반가움이다. 일동에서 올라와 정상에서 쉼을 하고 계신 두 분 산님을 만난다. 오는데 걸린 시간을 포함하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점심을 든다.
청계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한 경사길이라 여러 개의 밧줄과 한 개의 철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지형도상에서 보는 것처럼 상당한 급경사 구간이다.
청계산에서 조금 내려가면 이정표가 있다. (청계산 0.5km, 길마재 2km, 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 3.2km.)
길마재로 내려가기 바로 전에 여러 들꽃들을 만난다. 애기똥풀, 붓꽃, 산골무, 엉컹퀴, 찔레꽃, 별 닮고 작은 하얀색꽃, 하얀 들풀, 족두리풀 등
길마재 이정표(13시 20분 -청계산 2.5km, 내려가는 길2km) 길마재 왼쪽으로는 군사격장으로서 접근을 통제한다는 안내판이 있다.
길마재에서 길마봉으로 오르는 입구는 나무들이 무성하여 진행을 방해한다. 길마봉으로 오르면서 처음 만나는 암릉은 오른쪽으로 올라 진행한 다음 진행방향에 대하여 역방향으로 오르면서 날등을 넘어 날등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가 다시 날등으로 올라 진행하면 길마봉이다.(13시 45분-735ml)
정상에는 서울 오류동의 기미산악회가 1995년 2월에 만든 검은 작은 반려석에 길매봉이라고 적은 표지석이 있다.
전반적으로 표지리본이 많이 만들어져 있어 표지리본만 유심히 살피면 길을 잘못 들 일이 없다. 그런데 노채고개 내려가기 바로 전에 마지막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부분에 이르러 표지리본을 보고서는 무심코 직진하여 작은 언덕에 오르니 나무들이 많이 잘려져 있는 어수선한 곳에 이르고 여기서 길을 찾아보는 등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조금 전에 본 표지리본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14시 20분-삼거리)
아까 본 잘 만들어진 왼쪽 소로로 들어서야 정맥방향이며, 방향이 꺾어지는 왼쪽 모퉁이에 인천백두산악회의표지리본이 걸려있다. 여기서 약 30∼40m 진행하면 최성일, 강산에 등의 표지리본을 만난다. 그리고 나뭇잎에 후두둑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내려간다. 시간이 조금 경과한 후 빗방울 내림은 티도 안내고 그친다.
노채고개, 원통산
헷갈린 갈림길에서 잘 만들어진 소로를 약 20여분 진행하면 노채고개다.(14시 45분)
노채고개 도로는 비포장길로서 차량통행이 많은 편인 것처럼 보이고 오뚜기고개보다 길이 좋다. 여기서 한 20여분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면(15시 05분)길 건너 산쪽으로 움푹 파인 벙커 쪽에 표지리본이 양쪽으로 걸려있다. 원통산 방향은 산으로 오르는 양쪽방향 중 우측방향이 맞으나(?) 전답자들의 표지리본은 왼쪽으로 많이 걸려있다. 물론 왼쪽으로 올라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 길과 만나게 된다. 오른쪽 방향으로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른 길이다.
한 30여분 진행하면 원통산에 이른다.(15시 35분-569ml)
여기는 2000년 12월에 각흘산악회에서 표지목을 세웠으며 옆에 삼각점이 있다.
원통산에서 조금 진행하면 일동 화현면의 영선동과 양지말 두 곳으로 내려가는 안부를 지나는데 두 안부 중 양지말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진행방향 건너편에는 표지리본이 많이 걸려있다.(16시 15분)양지말 갈림길은 정맥을 이어가는 또하나의 나들목인 모양이다.
여기서 약 10여분 진행하면 직진길과 오른쪽으로 직각방향으로 방향이 틀어지는 삼거리를 만나는데(16시 25분)여기서 표지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구불구불하지만 이제부터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약 20여분 진행하여 양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진행한다.(16시 45분)
강구동갈림길
여기서 작은 봉우리를 몇 개 넘으면 전방에 표지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안부를 만난다. 왼쪽은 경사가 가파르고 발길이 닿을 수 없는 지형이며 오른쪽으로는 낙엽에 덮힌 희미한 길같지 않은 길이 있으나 예상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조금 더 진행해보기로 하고 운악산 방향으로 오름짓을 한다.(17시 20분)
얼마동안 오르다 만나는 안부에서 강구동으로 내려가는 오른쪽 모퉁이에 리본이 걸려있고, 운악산 방향쪽에 걸려있는 표지리본은 강구동에서 올라오신 많은 선답자들이 걸어놓은 것으로 생각하고 낙엽 쌓인 계곡길로 내려간다.(17시 30분)강구동 갈림길도 많은 산님들이 나들목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갈림길에서 내려가면서 보이는 왼쪽 계곡에는 물이 말라있고 나무들이 햇빛을 차단하여 어두침침하다. 밤중에 내려가려면 계곡사이를 지나서 만나게 되는 길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려가면서 오른쪽 바위에서 흙빛의 뱀이 스르르 내려오는 등 음침한 곳이다. 약 20여분 내려가면 바위위로 물이 흐르면서 고여 있는 작은 웅덩이를 만난다(17시 50분) 여기서 약 15분 동안 몸을 씻고(18시 05분)약 3분여 내려가면 계곡을 벗어나 좋은 흙길을 만난다.
흙길을 약 3분여 내려가면 처음 만나는 집이 있는데 내려가는 길은 이 집 대문을 거쳐야 강구동으로 내려갈 수 있다. 여기는 장로회 신학대학 은성기도원이라는 곳이다.
은성기도원에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강구동 마을이 있고 곧 47번 국도를 만난다(18시 20분)
이번에는 선답자이신 신경수님의 산행기와 산행시간이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고마움을 전합니다.
산골무, 찔레꽃은 저녁노을님의 산행기를 참고했습니다.
좋은 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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