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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숙의 자연치유' 중에서 (2)

낙동 2010. 6. 25. 16:43

 

 

나는 구하고 사들이는 것에서 오는 톡톡한 재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번잡스러운 곳 어딘가를 구석구석 신나게 찾아다니며

꼭 필요해서 없으면 안될 것만 같은 갖가지 물건들을 열심히 관찰하면서 사모으는 뿌듯함이란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이다.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희귀한 물건들을 구해 자랑스럽게 사용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최첨단의 유행품으로 몸을 치장하며 느끼는 행복감,

그리고

더 희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또 다시 방황하는 그 이유없는 분주함은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한꺼번에 얻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남들이 가보지 못한 신비한 곳들을 여행한다든가

아주 귀한 음식들을 즐기며 사는 풍요로운 체험을 할 때마다

뿌듯한 만족감이 가슴 밑바닥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런 은밀한 만족감에 젖은 자아는

선택받은 자만의 축복이라는 적당한 이유를 내세우면서 자기를 우상화시키고

더욱 큼직해진 모습으로 자랑스럽게 목청을 높혀 신을 찬양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이어지는 만족과 자부심의 날들을 만끽하며

자신의 특별함에 취해서 행복을 느끼는 어느 한 순간,

자심의 삶이 단지

무언가를 얻고 구하기 위해서 달리고 또 달리는 장애물 경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발견하고

섬뜩 놀란다.

 

하지만

열심히 잘 달려서 그 장애물을 하나씩 뛰어넘을 때마다

 넙죽 주어지는 쾌락이란 맛나는 선물에,

온몸은 다시 순간적인 환희로 부르르 떨고 만다.

 

간혹

목까지 차오르는 숨을 돌리기 위해 잠시 속도를 줄이며 앞을 내다보면

끝없이 널린 장애물들 사이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앞서 달리는 광경이 보인다.

어느틈엔가 뒤에서 달려오는 사람들마저 마구 밀치면서 앞으로 전진을 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온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제대로 깊은 숨 한번을 내쉬지 못한 채 허겁지겁 자신을 추스른 후

있는 힘을 다해서 다시한번 앞을 향해 내달린다.

쾌락의 달콤함을 잘 기억하고 있는 육체는 그것을 영원히 누리기 위한 욕망으로 불타오르고

그 욕망의 열기 안에서 이내 달아오르기 시작한 영혼 또한 자신을 불사르듯

앞을 향해 전신을 내던지고 만다.

 

그렇게 지속되는 끝없는 장애물 경기로 인해 어느 틈엔가 지칠 대로 지쳐있는 우리 모두에게

요가의 가르침은 가장 기본적인 단순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있는 그대로 그 자리에 내려앉으라고 권유를 한다.

앞을 내다보지도 말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으며

단순히 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자신의 숨소리를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요가의 첫 단계 연습이다.

 

잔뜩 긴장하여 움츠러든 몸과 얕은 숨만을 겨우 헐떡거리며 쉬고 있는 자신을 처음 발견하게 되고

서서히 가슴을 펴면서 긴 숨을 들이 쉰 후

또 천천히 내쉬는 것이 다음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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