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백두대간

33 황철봉(미시령-황철봉-마등령-비선대 (08.02.03))

낙동 2008. 2. 4. 19:34

2008. 02.02 - 03 8.5km(15시간-러셀로 평상시의 2.5배의 시간소요) 마등령에서

 

34. 미시령-마등령-비선대
 

2008. 02. 02~03(일) 

걸은시간-17시간 30분(어프로치, 산행, 휴식 포함)

바람 없고 맑음 

 

좋은사람들 (다음카페 동호회 회원) 

김경희 신오균 최옥수 새물내 안재출 오렌지 엘리스 이종민 권오극 최경옥 함기선 류상호 산좋아 주상규

윤현식 사과향기 조은산 이 솔 조말희 자연애 이원묵 적토마 풍류객 버 들 라스트 김재성 이혜숙 향기

행복우리 지설사랑 평강 안토니아 김영자 백운해3 꺽 지 나해용 가을국화3(41)

02:50 출발(미시령) 

05:45 울산바위 갈림길 

08:21 삼각점 1318.8봉

10:36 황철봉

12:01 저항령

15:00 삼각점 1249봉

17:15  마등령

17:50  마등령 3거리 

20:20  소공원

지도- 1/25,000(신선)  1/50,000 (설악)

배낭 38리터, gps, 나침반, 헤드램프,

식사(보온물병에 갈비탕, 보온밥통, 김치) 1끼

보온물병 1, 감귤, 카메라1, 구급약 1, 스틱 2,

여분 건전지, 고어상의, n2s, 폴라텍, 바라크라바

타이즈, 덕다운, 장갑, 체인젠, 스팻치,

 

  출발하기 2~3일 전에 설악산과 신배령 부근에서 눈으로 인한 조난사고가 연이어 나와서, 현지에 확인해보니 오세암에 1m, 미시령휴게소에서는 85cm의 적설이라고 합니다. 지난 설악산 한계령-마등령 산행 이후 한차례 적설이 있었는데 기상청의 자료로는 속초에 10cm정도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산마루에는 많은 양의 적설이 내린 것 같았어요.

 

  속초기상대에 물어보니 관측기의 설치가 한정되어 있고 그 외에 많은 요인으로 인하여 산마루의 적설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이랍니다.

 

 

  미시령 오기 전에 본 오래전에 작성된 겨울산행기에서는 영하 21도와 강풍의 날씨에 날아갈까봐 너덜의 바위 뒤에 숨었다가 그 바람이 잠잠해진 다음 한 번씩 진행하는 등 이 구간의 살벌함을 익힌 터라 은근히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무릎정도까지 눈이 쌓였지만 워낙 날씨가 추워서 눈이 얼어버려 진행하기는 수월했었다는군요.

 

 

 사당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졸다 깬 휴게소가 홍천휴게소입니다. 이 고개는 신당고개라고 불리는데 오대산 두로봉에서 두물머리(양수리)까지 달리는 한강기맥에 속합니다. 이 지점에서 동쪽은 홍천, 서쪽은 양평이지요. 그리고 한 숨 더 자고 깬 미시령 주차장에는 쌓아놓은 눈이 내 키보다 큰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날씨는 마치 봄인 양 바람도 잠잠하고 하늘엔 별이 총총합니다.

 

 

 속초의 야경을 구경하고 산으로 듭니다. 나대장님과 꺽지대장이 눈을 헤치며 오르는데 북사면에 해당하는 첫 번째 오름에는 허리이상 높이의 눈이 쌓였어요. 러셀을 하는 것을 보니 공동작업은 아닙니다. 제일 선두에 선 사람만이 러셀을 하는 작업으로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그 뒤에서는 다짐만으로 진행을 하게 되구요. 그러므로 러셀은 선두를 교대해줌으로써 그 작업이 진행되는 나눔의 작업입니다. 이번 산행에서 러셀에 참가하신 많은 산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1040봉(울산바위 갈림봉)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진부령으로 향하는 산님들의 헤드램프 불빛이 별처럼 움직입니다. 우리도 몇 구간 후에 저들처럼 별이 되어 오르리라고 생각하니 세월이 잠깐이군요.

 

 

 예상대로 울산바위 갈림봉 부근은 지형이 평평해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군요. 울산바위 갈림 대간길은 거의 오른쪽 직각방향으로 꺽입니다. 여기까지 1.4km. 2시간 55분.

 

 

  1040봉에서 내려와 안부에서 올라 다시 1040m 고도 정도 산등성이에서 선두를 선 분들이 길이 보이질 않는다고 하는군요. 왼쪽도 절벽이요, 정면도 넘어가기 만만하지 않고 몇 분 산님들이 오른쪽으로도 돌아가 보지만 길이 보이질 않아요. 어두움도 어두움이지만 길을 덮은 눈때문에 그 길 위로 다니던 산님들의 흔적을 알아볼 수 없음이 더 큰 이유겠지요. 나대장님이 힘을 써서 길을 냈어요. 나무가 얼기설기 쌓여있는 곳을 밟고 지납니다. 그리곤 다시 완만한 길이 나오는데 전방엔 많은 바위들이 무작위로 쌓여있는 본격적인 너덜의 시작이에요. 그 한 쪽엔 넷상의 산행기에서 본 노란 야광봉이 산봉우리로 이어져 있어요.

 

 

 

너덜을 조금 오르니 이제 새날이 밝아 정면 왼쪽에는 우리가 진행해온 울산바위 갈림봉이, 그

오른쪽으로는 울산바위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이제 너덜을 지나 1318.8봉이에요. 너덜이 연속되어 있는 그 봉우리를 우회하여 지나갑니다. 출발해서 여기까지 2.6km. 5시간 31분.

 

 

 그 봉우리를 내려오다가 완만한 지형에서 늦은 아침을 듭니다. 안부를 지나 오르면 황철봉이에요. 황철봉까지는 3.8km. 7시간 46분. 아침식사 시간 포함입니다.

 

 

 황철봉에서 내려갔다 오르면 그 너머에는 처음에 본 것과 같은 너덜이 다시 형성되어 있습니다. 봉우리의 오르내림과 같이 너덜도 오름길보다는 내림길이 더 어렵고 힘이 듭니다. 저항령 건너편은 봉들의 들쑥날쑥이 지난번 구룡령 내려갈 때의 약수산보다 더 험한 인상이고 그 봉으로의 오름길의 경사가 거의 서있는 형상이군요. 너덜길에서 내려오다가 약간 오른쪽으로 우회한 다음 다시 직진해서 저항령까지 내려갑니다.여기서는 산천초목님이 앞장섰지요.

 

 

 저항령에서는 왼쪽으로 소공원으로 향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백담사 쪽으로 향할 수 있어요. 저항령까지 5km, 9시간 11분.

 

 

 저항령에서도 눈이 길을 덮어 오름길 찾느라 어려움을 겪지만 산싸이님과 저녁놀님이 앞장서서 길을 냅니다. 여기는 황철봉에서 고개로 내려오던 방향으로 직진하다가(오름길 초입이 저항령에서 약간 왼쪽으로 이동했다가) 오릅니다. 저항령에서는 나무들이 약간 자라고 있으나 조금 오르면 너덜이 시작되지요. 그리곤 바로 올라 저항령 상부 봉우리를 넘게 되는데, 넘기 전에 왼쪽으로 향하여 약간의 헛걸음을 합니다. 돌아가는데 한번 와 본 젠이님이 제대로 길을 찾고 오르는군요.

 

 

 저항령 상부 봉우리에서도 약간 머뭇거리는데 내려간 젠이님이 바위와 바위의 좁은 틈을 알으켜 주는군요. 봉에 오르면 약간 오른쪽의 절벽사이에 있는 바위의 좁은 틈을 찾아야겠어요. 문제는 여기서 내려가서 길을 못 찾은 거에요. 내려가면 왼쪽으로는 삐죽한 바위절벽이고 직진 길도 경사가 급해서 선뜻 내려가질 못했지요. 그래서 오늘의 길잡이 지설사랑님이 내려가서 리본을 확인합니다.

 

 

 

그렇게 내려가 다음 봉을 우회하여 경사 급한 오름길을 오릅니다. 중간중간에 낡은 리본들이 보이는군요. 그렇게 해서 오른 곳에서 다시 길이 사라졌어요. 다시 지설사랑님이 봉과 봉 사이 안부에서 반대쪽 비알 급한 곳으로 조금 내려가 오른쪽으로 연결된 대간길을 찾습니다. 우리 카페의 보물같습니다. 그리곤 다음 길은 나대장님은 아래쪽으로, 산골물님은 봉으로 올라 길을 찾아 리본이 휘날리는 삼각점 1249봉에 이릅니다. 여기까지 6.1km. 12시간 10분.

 

 

 1249봉에서 내려가면서 짧은 거리의 바위 큰 너덜이 있고 저 건너편에 보이는 삐죽 나온 봉들이 두 개 있었지만 우회하여 모두 무탈하게 지나고 그 이후 마등령까지는 길이 어렵지 않았는데 마지막 마등령 오름길은 작은 돌들이 얼지 않고 얼기설기 쌓여있는 너덜이더군요. 마등령까지 8km 14시간 25분.

 

 

 마등령에서 맞이한 설악의 위용을 잊을 수 없군요. 저 뒤쪽에는 중청, 대청과 연결되어 왼쪽에 삐죽 나온 화채봉, 대청에서 희운각으로 뻗어 내려온 된비알 내림길, 중청을 거쳐 내려왔던 길, 그리고 공룡의 범봉, 신선대, 천화대, 나한봉, 비선대 내림길 등. 여기까지 힘이 들었지만 이런 광경을 보여주려고 그랬던 것 같지요.

 

 

 마등령 삼거리 비선대 내림 길까지는 편한 마음으로 내려가는데 해넘이 저녁빛이 우리를 비쳐주는 것 같습니다. 8.4km 15시간

 

 

 

 

비선대 내림길부터 소공원까지는 눈다짐이 잘되어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2~3시간이 걸려 도착했지요. 모든 산님들 덕분에 무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