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백두대간

04 05 장수덕유산(육십령-장수덕유산-남덕유산-백암봉-못봉-빼재(07.06.02-03))

낙동 2007. 12. 11. 21:37

6월 2일(토)

 

최근에 뉴스가 된 영화 ‘밀양’입니다.

주인공의 가식과 허세는 아들을 유괴당해 죽게합니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에 더해 불행이 겹으로 쌓이게 된 거지요


종교에 귀의한 주인공이 감옥 접견실에서 만난 유괴범은

하나님에게 용서를 받았노라고 얘기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용서하기 전에 죄인을 용서한 신을,

그 신을 믿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뻔뻔스러운 유괴범을. 


신과 그 신을 믿는 동료들에게 해코지를 하다가

거의 정신을 잃고 자해를 하고 병원에 실려갔다가

퇴원합니다.

집으로 향하는 중에

머리를 자르러 들어간 미장원에서 유괴범의 딸을 만나지요

그 딸에게 머리카락을 맡기다가 박차고 나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스스로 자른 머리카락은 떨어져 하수도로 날리고

그 하수도로 햇볕이 내리고 막을 내립니다.

이상이 스토리입니다


감독

‘용서는 상대에게서 듣거나 눈으로 확인되고,

외부에서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평화도 구원도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오롯이 각자의 발로, 각자의 마음으로 걷듯이 . . .


감독은 한 마디 더 하는 것 같습니다.

‘고통에 힘들어하는 신애도, 그 옆에서 껄떡대는 종찬이도, 유괴범도

우리네 삶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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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  육십령 출발

13:27  할미봉

14:42  헬기장

15:52  서봉

16:35  월성치갈림점

16:40  남덕유

16:52  서봉갈림

17:19  월성치

18:39  삿갓재   6시간 4분 11.3km


물은 흐르며 웅덩이를 남기지 않는다지요 

오늘 내일은 육십령-빼재 구간의 웅덩이를 채우러 갑니다


남부터미널에서 안의 가는 첫 버스는 8시 40분입니다

동생이 기사님에게 음료수를 건네주고 서상톨게이트에서

하차를 부탁드립니다

(안의로 향하는 버스는 대전 통영간 고속도의 서상톨게이트에서

일반국도를 이용합니다)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한번 쉰 버스는

서상 톨게이트로 나옵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서상은 육십령 경상도쪽 함양의 마을(면)이지요)


서상톨게이트에서는 우리 외에 한 분 더 하차합니다

미리 전화연락을 받은 택시기사님이 톨게이트에 와 계십니다

지난번에 육십령-중기마을까지 태워주셨던 기사님이에요(011-816-2257)


기사님의 안내로 서상 이삼식당에서 식사를 들고

육십령에 도착합니다(톨게이트에서 육십령까지 8,000원)


육십령에서의 들머리는 고개의 함양 쪽에 입구가 있습니다

마룻금에 드니 풀내음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덕유교육원 삼거리에서 조금 지나 부부를 만나고

곧 할미봉에 이릅니다.(출발해서 1시간)


할미봉에서 북쪽으로 구급헬기가 부상자를 싣는 것이 보입니다

할미봉에서 북으로 내려다보이는 암봉부근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할미봉 북벽에 걸린 로프를 잡고 내려와서 암봉으로 다가갑니다

암봉을 다가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우회길이 있습니다

암봉의 직진 내림길은 낙차가 있어 넘지 못하고

돌아 나와서 마룻금의 왼쪽 바위로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넘어가는 바위 가운데 부분이

왼쪽으로 배가 불러 조심해서 넘어야 됩니다

그 왼쪽 아래는 절벽이에요.

동생들은 이리로 넘어갔는데

바위 아래쪽에 슬립자국으로 보아 사고가 여기서 난 것 같답니다


서봉으로 향하는 길은 평탄하고 길에 낙엽이 쌓여있는데

마치 톱밥을 깔아놓은 듯하여 걷기 좋습니다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가스로 인해 시야가 가려 멀리 볼 수 없습니다

안개비로 인하여 머리가 땀에 물기에 범벅입니다


서봉에서 (출발해서 3시간 만에 도착)

남덕유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는 길은 철제 사다리로 되어 있군요

동생들이 앞에서 내려가면서 계단 밟는 소리가 공중으로 튀어 올라

부서지는군요

부서진 소리는 타악기 연주 같아요


높은 곳에 오르니 들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큰앵초, 풀솜대, 벌깨덩굴, 참꽃마리, 금강애기나리 . . .


멀리서보면 말안장같은 서봉-남덕유 사이를 지나고

남덕유 봉우리 직전에 약간의 오름이 있지만

그렇게 된비알은 아니에요(출발해서 4시간)


남덕유와 삿갓재 갈림길에 배낭을 두고 남덕유를 다녀옵니다


남덕유를 찍고 일행이신 산님 세분에게 사진을 찍어드리고

삿갓재로 향합니다.


이제는 월성치까지 내림길인데 날씨는 좋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안개비를 맞으며 . . 


언젠가 대전통영간 육십령 휴게소 뒤에서 삿갓봉으로 오른 적이 있었는데

무게 때문에 거의 초죽음이 되어 이 구간을 지난 적이 있어요

그때 나를 도와주었던 백호님 생각이 나는군요


삿갓봉으로의 오름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름 값을 하는 것 같아요

계획대로 대략 6시간 만에 삿갓재에 도착했습니다.

접수는 저녁 7시부터라서 이 시간에 맞추어야 했거든요

삿갓재 식당에는 저녁 8시까지 식수가 나옵니다

물론 삿갓재 밖에는 세면용 물이 있고

황점쪽 60m 아래에는 샘터가 있습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하여 침상에서 잘 수 있었지만

몇 분은 대피소 입구 마루에서

몇 분은 대피소 내 빈자리에서 텐트를 이용했습니다.


6월 3일(일)


04:23 삿갓재

05:08 무룡산

05:55~06: 42 식사

07:23 동엽령

08:19~08:30 백암봉

09:11 귀봉

09:38~09:42 횡경재(송계사 갈림점)

10:12 헬기장

10:18 못봉

10:40 월음령

11:13 대봉

11:42 갈미봉

12:17 삼각점 1039.3

12:41 빼재   8시간  18.4km


동생이 3시 20분여에 시각을 알려줍니다

여전히 개스가 가득합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대피소앞에서 회원들을 기다립니다


4시 5분 한 분이 올라옵니다

회원임을 확인시키곤 거침없이 내뺍니다

(이 산님은  돌아오는 버스에서 만났고

예전에 산행을 한 적이 있는 분인데 닉을 잊었습니다)


4시 20분에 여러분이 올라오십니다

수진님 내외분, 처음 뵙는 부부, 장정님 등

어두움 속이지만 모두 반갑습니다

이제는 얼굴을 많이 익혔습니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는 함께 출발합니다

무룡산 오름길은 산행 처음이라서 그렇지 황점에서 출발하신 산님들은

쉽지 않은 오름이었겠어요

무룡산에 오르기 전에 개스가 찼지만 날은 조금씩 밝아집니다

산행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보 때

비비추, 원추리들이 가득한 8월 어느 날 혼자

송계사를 원점으로 해서 회귀산행을 할 때 이 곳을 지난 적이 있었어요

천둥벌거숭이들이 파란 하늘에서 활개치던 . .

그 땐 반대쪽에서 올라 무룡산-삿갓재구간의 힘듬을 몰랐었지요


이제 무룡산(1491.9)에서 백암봉(1490)까지는 동엽령(1280)을 가운데 두고

내림 오름길입니다

무룡산과 백암봉의 고도가 거의 비슷하지요.


허기가 져 동생들에게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물을 드는데 나대장님, 산사랑 11님이 지나가시는군요


동생들이 좋은 공터를 찾아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꺽지님, 골퍼님, 가을국화님, 얼굴 처음 뵙는 몇 분 산님이

잠시 함께합니다.


식사를 들고 동엽령에 이릅니다. 아주 예전의 이정표들이 반갑습니다.

길 양쪽으로 나무에 줄을 달아놓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군요

이 곳은 덕유산의 또 하나의 들머리인 안성에서 올라올 때 만나는

마룻금의 첫 착지입니다

 

산좋아님이 빨리 오셨네요

동엽령 조금 지나니 산님들이 식사를 시작했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백암봉(송계삼거리) 한 쪽 넓은 곳은 털쥐손이풀밭입니다 

이 부근에 철쭉들이 만개하여 복스러운 얼굴로 맞이합니다.


반대쪽에서 출발하신 거인산악회의 한 분이 빼재에서 여기까지

4시간 20분 걸려 도착했습니다


백암봉에서 횡경재로 향하는데 입구에서 그동안 알고 지내던

O2님, 은산님을 만납니다

은산님은 대간을 홀로 하시는데

O2님이 함깨 동행하여 땜빵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어제 아침 육십령에서 출발하여 향적봉대피소에서 주무시고

아침에 빼재로 향하는 중입니다

O2님은 몇 년전에 1,9를 마쳤는데 다시 2차 종주중입니다

(O2님이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주셨지요) 

이제부터는 봉과 고개의 굴곡이 반복됩니다

귀봉, 횡경재, 못봉, 월음령, 대봉, 갈미봉, 그리고 작은 봉우리 4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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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봉은 특별한 표시가 없습니다

귀봉 내림길에 대간 첫 산행 시 함께했던

거인의 산행대장과 산님들과 교차하면서 반갑게 인사합니다


횡경재는 이 곳에서 송계사와 연결된 삼거리입니다.

예전에는 허름한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군요

어제 보았던 풀솜대의 흰빛이 눈부십니다   


못봉(1325)을 지나고 월음령(1100)에 도착합니다

이 곳은 빼재로 향하는 마룻금이 양쪽으로 나 있는데

우리 일행이 아닌 먼저 도착하신 산님이 마룻금이 아닌 왼쪽으로

진행하시길래 말씀드리고 함께 출발합니다.


대봉 오름길에서 본 파란하늘이 보기 좋습니다

대봉에서는(1263) 송계사쪽 을도 눈에 들어오는군요

07년 6월 1일 최이재라는 분이 이정표 아래에 이름표를 만들어 놓았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갈미봉만(1210) 가면 봉우리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갈미봉에서 한참 떨어진 다음

이후 작은 봉우리가 4개나 더 있어 힘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