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수도권의산

도덕산 구름산

낙동 2014. 2. 23. 08:38

 

2월 22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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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역 2번 출구에 나서서

나온 방향으로 조금 가면 삼거리에 이르고

거기서 진행방향 횡단보도를 건너 앞서가는 산님들만 따르면

도덕산 구름산 가학산 서독산 산줄기의

또 다른 이름 ‘도구가서’ 산줄기를 걸을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산 아래 마을 아스팔트 길의 비알이 급하다.

구름산 오름길의 비알보다는 완만하지만

처음 발걸음을 시작하는 단계라서 더 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사실 도면처럼 원래의 경사대로 따져도 그렇게 비알이 급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래 단면이 세밀하게 나타내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거리 8.2km

걸린 시간 4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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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 이른 다음에는 완만하게 걷기 좋은 길이된다.

병한님 발검음도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곳곳에 나무로 된 정자들과 운동기구들이 보인다.

정자들은 만든지 오래된 것처럼 보여서 더욱 친근감이 느껴진다.

 

 

199봉 팔각정 있는 곳에서 모두 모여 각자 소개를 한다.

오늘 참 많이도 모였다.

내가 공지할 때는 그렇지 않아서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내게 몬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산님이 북한산 둘레길의 모임 장소로 전철역으로 하자는 건의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언젠가 모임 장소로 산성버스정거장으로 한 기억이 난다

거기는 전철과 버스를 이용해야 도착할 수 있는 장소이다.

대부분의 북한산 둘레길이 전철과 버스를 연계해야 접근 가능한 곳이 많다.

전철로 한 번에 접근할 수 있는 둘레길은 불광역과 독바위역, 연신내역, 망월사역 등이다.

 

 

산행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산님들이 더구나 싱글들이

처음 모임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모임장소마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장소라면 누구도 산행에 나서기 쉽지 않을 일이다.

가능하면 전철역에서 모임을 갖자는 것이어서

북한산뿐 아니라 수도권 모임에서 가능하면 앞으로는 그리하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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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산님이 오름길의 힘듬에 대해서 말을 하셨던가 ?

그래서 어제 본 영화 대사를 들먹인다

- 만나게 될 일은 만나게 되어 있답니다.

 

 

다가올 일에 대해서 미리 쓸데없는 걱정은 괜한 스트레스이지만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에 혹은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생각할 때에

어느 정도 위안이 되는 말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든지 영화의 좋은 점은 삶 속에서 만나는 어떤 일을 정제해서 알려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일상에서 다시금 깨닫게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거기서 사기꾼인 주인공들이 말하기를

“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내기 위해서 자신에게도 사기를 친다“고 한 것 같다.

 

그것이 제 3자가 보기에 옳든 옳지 않든

각자는 살아내기 위해서 애를 쓴다.

 

 

이 사기 영화 속의 대사 중에

오래전부터 기억하고 있던 대사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1970년대 말쯤이던가

외국 TV 드라마로 Bicentennial이라고 기억되는 미국 독립 2백주년 기념 서부 개척드라마에서도 

들었던 대사였다.

"people want to believe what they want to believe."

‘사람들은 자기가 믿기를 원하는 것만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만지고 싶은 것만 만지고

먹고싶은 것만 그렇게 먹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자가 살아온 관념 속의 울타리 속에 자기를 가두어놓고

그 외의 인생에 대해서는 배척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울타리와 담을 걷어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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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한치고개 육교가 생긴 다음

예전의 산길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한치고개 가는 길에 정수장이 있다.

 

정수장 옆 정자에서 점심을 들기로 한다.

 

오늘 시골님을 필두로 아리J님, 지형님 등 여러분의 준비로

모든 산님들이 푸짐하게 찹쌀밥에 반찬에 쑥떡에 배가 호사를 누린다.

특히 시골님은 모두에게 찹쌀밥과 김치등을 보시하셨다.

  

 

한치육교를 지나 올라가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왼쪽으로는 예전 산행길인 ‘가리대광장’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는 약수터를 지나서 구름산 가는 길인데

약수터쪽이 거리는 짧지만 상대적으로 비알이 된 곳이다.

약수터쪽으로 향한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숨을 헉헉대며 구름산에 닿았다

 

 

여기서 모든 산님의 단체 사진을 찍는다.

부끄러운 것은 아니고 숨고싶어서 우리는 가리고 가린다.

나는 그렇게 잘난 얼굴도 아니어서 사진찍기를 싫어한다.

나도 돋보기지만 안경을 뒤집어쓴다.

예전 애인과도 함께 사진찍기를 싫어했다.

마지막에 그녀는 그것에도 많이 서운해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헤어진 것도 내가 만날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잘 못해준 것이 아직도 가슴 아픈 추억이 되었다.

  

구름산 정자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가학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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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역에서 내려 뒷풀이 장소를 찾아서 모두 앉았다

10명이다. 남성 5분, 여성 5분

 

도중 어디선가 출발할 때에는 14명이었는데

오리동에서 세분이 먼저 갔으니 그럼 한 명이 어디서 빠졌을까 ?

 

 

그 때 전화벨이 울린다.

 

BD님이다.

이 산님은 다른 산님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쉬는 시간을 아껴서 먼저 출발하고 꾸준한 걸음을 걷는 산님이다.

 

 

네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에 뵙지요.

오늘 ‘도구가서’ 산줄기는 바다님 혼자 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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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는 알바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산봉우리와 갈림길이 나 있는 곳에서 헛걸음을 하기쉽다.

특히 산봉우리에서 헛걸음을 많이 하게된다.

거기서 길은 어디든 통하기 때문이다.

 

산길 다니면서 gps를 운용하더라도 헛걸음을 한 적이 많이 있다.

우리도 구름산에서 가학산으로 가지 못하고 왼쪽으로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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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에서 의자를 일열로 늘어서 앉았는데

남성, 여성이 마주보고 앉았다

 

내 앞쪽엔 JH님, 그 오른쪽으로 CEO님, CC님, GS님, MBL님 순의 남성분들이

내 오른쪽엔 SG님, MRV님, MRV 택배님, ARJ님 순으로 마주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ARJ님이 먼저 가시고 GD님이 오셨다.

 

 

한 쪽으로 늘어서 있는 테이블 덕분에

앞 쪽과 옆 쪽 가까운 사람들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럴 수밖에 없다.

JF님이 어느 분의 사주를 보아 주었으며

우리 옆 쪽에서는 사람들의 가면 벗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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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이야기로 돌아가서

사기꾼 주인공들은 자기들의 처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가면을 벗고 진짜 자기 얼굴로 돌아가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큰 사기를 치고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영화는 ‘아메리칸 허슬’이다.

 

사랑은 가면벗기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