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백두대간

23 함백산(화방재-함백산-매봉산(천의봉)-피재 (07.08.05))

낙동 2007. 12. 17. 13:41

07. 08. 05

 

잠결에 언뜻언뜻 보이는 창밖은 버스가 순전히 고속도로로만 달려가는 것이 아닌 듯싶습니다.

눈을 뜨니 영월을 지난 버스는 석항에서 정선 사북, 고한으로 가는 길과 갈라져 상동 미쳐

중동으로 넘어가는 수라리재 오름길입니다.


강원도의 산길이 다 그러하겠지만 이곳도 그 구불거림이 구절양장인데 긴 버스는 각각의

곡선부에서 힘겹게 돌고 돌아 고개 정상에 이르고  중동으로 향해 내려가는 내림길의 곡선

를 기사님은 더욱 긴장하여 돌고 돌아 평지에 이릅니다.


이곳 수라리재는 우리가 향하는 대간의 함백산에서 출발하여 만항재로 내려왔다가 남쪽으

는 대간길 태백산으로 향하고 서쪽으로는 백운산, 두위봉, 질운산, 예미산, 수라리재,

망경대산, 응봉산, 계족산을 거쳐 영월 동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두위지맥 한부분이에.

이 지맥의 끝에 위치한 계족산은 동강 서쪽 건너편에 영춘지맥첫봉우리이자 마지막 봉우

이기도 한 태화과 마주합니다.


오늘 대간길 출발지이자 태백산 오름길의 한 곳인 화방재(어평재)입니다. 수리봉으로 향

입구는 도로에서 북쪽(왼쪽)으로 잠시 내려가 왼쪽 마룻금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도착

에서 갈아입은 우비용 바지는 몇 년 전에 ok에서 하나 구입했었는데 그 동안 입을 기회가

없었어요. 오늘 연습삼아 입어본 바지는 처음 봉우리에 닿기도 전에 땀이 차서 종점까지 진

행할 일이 까마득합니다. 그리곤 입속으로 중얼중얼 구시렁대며 욕 나올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이 바지를 걷어 부칩니다. 무릎보다 더 높이. 땀에 절은 옷이 오금을 쓸리게 할 것

같아 자꾸 접고 또 접습니다.(03:01)


어느새 수리봉 오름길 중간 지점인데 조카 무영이가 힘겨워 하는군요. 산에 다니던 사람

책상 앞에만 있다가 이렇게 걷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런데 동생은 저만치

아래에서 아직도 도착하질 않았어요.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렇다는군요. 창옥봉

지났는지도 모르게 길은 유순하여 평지를 걷는 것 같습니다.


국가시설물로 기재되어 있는 곳에 이르는데 길 왼쪽으로 철조망이 있어요. 한번 다녀갔던

산님 예전에는 철조망 왼쪽으로 갔다고 하시는군요. 그냥 넓은 길 따라 내려가니 입산금

플래카드 보입니다. 그것을 지나 이르는 곳이 만항재 아스팔트입니다.(04:39).


이제 함백산 등산로로 오릅니다. gps에 표현하는 도상의 마룻금은 산줄기의 능선 중에 제

곳만 이어서 트랙을 만듭니다. 그러므로 선답자들이나 우리가 진행하는 현재의 마룻금은

현지 지형여건상 실제 마룻금과는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어요. 하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

인위적으 만들어진 마룻금이 도상의 마룻금의 중심점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특수한 경우라면 배추밭이라든지, 국가시설물 등 사람의 손길이 닿는 부분 때문이거나 절벽

등의 지형적인 영향으로 진행할 없는 곳이에요.


함백산 등산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어요. 가을국화님이 예전에 이곳을 오를 때 그 미끄러

때문에 오름이 쉽지 않았던 기억을 되살리는군요. 아마도 진흙성분이 많은 돌에서 만들어진

때문일 거에요. 어느 정도 올랐는데 정면에 아스팔트가 보이는군요(05:16). 4분여 걷고

바로 산으로 듭니다. 함백산 거의 다 와서 왼쪽으로 아스팔트가 보이는데 함백산 등산길이 표

시되어 있어 헷갈릴 수 있겠군요. 대간 길은 그 아스팔트 가기 전 사람이 지난 흔적처럼 보이

좁은 오른쪽 오솔길로 향합니다.


함백산 오름 도중에 잠시 쉬는 사이 도깨비님 맥주를 한모금하고 가래떡을 듭니다. 아침은 이르

지만 배는 좀 출출합니다. 이 부근에는 들꽃들 천국이에요. 모시대, 동자꽃, 노루오줌, 꼬리풀,

둥근이질, 마타리, 하늘말나리 등 등 등.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잔대
(잔대로 수정합니다. 모시대는 꽃술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꽃의 크기도 크답니다)

 

 

힘들어하던 무영이도 함백산(05:57)에 잘 올랐습니다. 들꽃들이 만발해 있는 함백산 주변에는

심합니다. 증명사진들을 찍고 이제 중함백을 지나 함백산과 마주한 은대봉 사이의 개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헬기장 이르기 전에 또 두문동재 이정표는 왼쪽을 가리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헬기장

니다. 헬기장에서는 오른쪽으로 향하여 진행합니다. 그러면 그 아래에서 철망울타리와 만나는데

마룻금은 철망을 오른쪽으로 두고 이어집니다. 빗줄기가 거세어지는군. 그리고 번개, 천둥이 반복

됩니다. 하지만 번개의 중심은 거리상으로는 좀 떨어진 것 같아요. 처음 천둥소리는 대략 5km정도의

거리에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걷어부쳤던 바지를 내려야 할 정도로 빗방울이 거세어집니다. 그리곤 궁시렁대던 때가 언제

나싶게 속으로 잘 입고 왔다고 자화자찬입니다. 좋고 나쁨은 내 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간사한

마음에 의해 좌우되는군요. 

정암사 갈림길입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샘이 있다고 하는데 가보질 못했어요. 대개

물을 2리터 정도 가지고 다니는데 물 한통하고도 절반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어요. 먼저 도착한

들이 여기서 식사를 하시는군요. 이렇게 비가 오시는데도 불을 지펴 라면을 끓이고 식사를 듭니다.

른 나는 도저히 따라하지 못하겠어요. 혀니님이 싸온 부 덩이밥을 주어 고맙게 먹습니다. 이

까지는 가래떡 두 덩이가 전부였지요. 마지막으로 산사람님이 주위를 정리하고 함께 출발합니다.

(07:05)

 

마룻금은 빗물로 넘칩니다. 우비용 바지의 단점이 땀이 배출되지 않고 바지 속으로 습기가 많이

차는 것이지만 그것의 장점은 빗물이 등산화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어디 땀도 배출 잘되고

방수기능 있는 바지가 없는지 모르겠어요. 은대봉으로 오르는 도중에도 천둥번개가 계속됩니다.

번개천둥의 빛 소리의 차이로 추측해보면 처음보다 그 거리가 많이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은대

봉 오름길도 완만한 것이 걷기 좋은 산길입니다. 이렇게 은 고도에 평지같은 길이라니 언제고

산책을 와도 좋을 것 같은 산길입니다. 동생은 무영이 싸리재에서 탈출시키려는 생각입니다. 

 

동생과 무영이를 뒤로하고 드디어 은대봉입니다(08:03). 예전에 반대편 싸리재에서 한번 올라왔

곳이라서 눈에 익습니다. 예전에 없던 표지석도 생겼군요. 그리곤 싸리재로의 완만한 내림길로 향합

니다. 싸리재에 이르니 고갯마루에 버스가 기다려서 놀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암사 갈림길에서

탈출하려고 생각했던 산님들과 무영이를 위해서도 버스를 부를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는데 잘 되었

요.(08:24)

 

싸리재로 내려오는 동안 더 이상의 번개천둥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싸리재를 넘은 몇 분

산님을 제외하곤 많은 산님들이 버스에 오른 것 같아요. 꺽지님에게 동생과 무영이가 뒤에서 온다고

하고 하늘빛뫼님과 함께 금대봉으로 향합니다. 임도를 조금 진행하여 진 임도는 못본 체하고 금

대봉으로 향하는 오른쪽 길은 들꽃들을 보호할 목적인지 길 쪽으로 로프가 둘러쳐져 있습니다.

금대봉 오름길은 생각보다 고도를 많이 높이는군요. 아마도 예전에 한번 올랐던 길이라서 옛날

생각하고 그런 것 니다.

 

그 때는 싸리재에서 대덕산방향으로 연결된 직진 임도를 따르다가 현재의 금대봉 갈림길을 한참

지난 지점에서 금대봉을 향하여 거의 직각 오른쪽 방향으로 설치된 로프를 잡고 올랐고 그 때 현재

하는 이 길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없는데 아마 제가 대간 길을 보질 못했을 거에요.  

저 위에 장정님이 혼자 올라가시는 게 보입니다. 이제 3명이 함께 진행합니다.

 

금대봉 산불감이 있어요. 예전에 탑 위에 오른 적이 있는데 이곳은 정선과는 관계없이 태백시를

위한 산불감시으로 들었습니다. 여기 이후에도 길은 완만합니다. 들꽃 사진을 찍은 후에 보니

하늘빛뫼님이 혼자 선두로 치고 나갔습니다.

이제는 장정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함께 진행합니다.(08:43)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잔대(그리고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잔대는 잎이 돌려나기 한다는군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큰제비고깔

 

마룻금은 비단봉 아래까지는 편한 산길입니다. 도중에 조은산님과 오렌지가 따라 붙었는데 컴파스

긴 둘은 성큼성큼 앞서나갑니다. 여기까지 용연동굴로 향하는 오른쪽 갈림길을 두 번 지난 것

같아요. 그런데 앞 쪽에 삐죽 나온 비단봉을 올려다보니 땀깨나 흘려야 할 것 같아요. 비단봉 오름

길 길섶에는 솔나리가 한창입니다. 그리고 송이풀이 피어있군요.

 

그렇게 씩씩대면서 오르는 중에 비단봉 바로 아래 전망대에서 지금까지 힘들여 오름 보상하려는지

태백산부터 금대봉까지의 마룻금을 보여줍니다. 멀리 보이는 저기서부터 많이도 걸었군요.(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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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리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송이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풍취

 

 

비단봉 전망대에서 오르면 여기가 봉우리인가싶게 또 평평해져서 언제 비단봉을 지났는지 모르겠

니다. 그렇게 내려가면서 산사람님과 우주여왕을 만나 맥주를 얻어들고 숲에서 벗어나면 앞이 터

진 곳에 이르는데, 그 앞에는 넓은 배추밭과 풍력발전기가 보입니다.(09:55)


길은 배추밭으로 인해 당초 마룻금에서 벗어나 시멘트 길을 따라서 지그재그로 풍력발전기가 설치

봉우리로 향합니다. 일단 도로로 내려서면 도로를 따라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갈림길 삼거리에

이르고 거기서 시계방향으로 길따라 빙 돌아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봉우리로 오르게 됩니다. 사방이

배추밭이에요. 누군가가 보성차밭과 유사하다고 하는군요. 언젠 보았던 보성차밭과 차밭 가는

도중에 길옆의 삼나숲이 생각나는군요.


여기 시멘트 도로 삼거리에 먼저 진행했던 조은산님, 하늘빛뫼님, 오렌지와 합류하여 피재까지

동행합니다. 풍력발전기는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인데 가까이 가서야 확인이 가능합니다. 현재는 규모

가 작은 것들만 운행중이고 보다 큰 기계들은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 아래 배추밭에서

규모의 다름을 얘기했던 산사람님의 눈썰미가 보통이 넘는군요.

 

 

여러 대의 풍력발전기 중에 처음 4 개와 나머지 4개 사이 오른쪽 숲에 리본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지점 통해 마룻금으로 진행해도 되고 그지점을 왼쪽으로 지나쳐 진행해도 마룻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풍력발전기의 설치로 인해서 어수선해진 마룻금은 넓은 길로만 따라가지 않는다면 저기

풍력발전기 너머로 보이는 매봉산 봉우리로 향할 수 있습니다. 곧 매봉산 직전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은 피재로 향하는 마룻금과 매봉으로 향하는 갈림길니다. 피재로 향하는 쪽 입구에 많은

리본이 붙어 있습니다.

 

매봉산 표지석의 앞에는 매봉산 뒤에는 천의봉(天衣峯)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그 봉우리에선

장정님의 지적으로 처음 보는 들꽃을 만납니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 나와 남은 간식들을 꺼내어

나눕니다. 이제 피재로의 내림길만 남았군요.(10:38)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분홍바늘꽃

작은 인공저수지를 지나서 배추밭을 왼쪽으로 끼고 내려가면 다시 아스팔트를 만나고 거기서 조금

내려가면 마룻금은 망으로 쳐진 배추밭을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어요. 낙동을 할 때에는 이 배추밭

으로 들어가 봉우리를 하나 넘어 건건산악회에서 만든 이정표를 지났었는데 굳이 막아놓은 길을 갈

없이 도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굽이굽이 도로를 내려가다가 피재 거의 다 와서 마룻금이 아스팔

트를 떠나 오른쪽 산길로 들어 내려가면 그리 향하고 다시 아스팔트에 이르는데 저 앞에 피재 이정

표가 보입니다.(11:24) 

 

대략 21km 8시간 2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