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천황봉(갈령-천황봉-문장대-늘재 (07.06.17))
19.1km 9시간 50분
만물이 변화하는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이라지요.
변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이지만
이것을 공평하게 정의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것을 이야기한 사람은 솔로몬인데
잠시 그 이야기가 생기게 된 에피소드를 들여다보면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이 그의 보석세공에게
반지를 만들되 조건을 덧붙였습니다.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다시 내게 기운을 북돋워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고 명령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반지에 들어갈 만한 좋은 글을 찾지 못한
보석세공은 솔로몬에게 구원을 요청했다는군요
솔로몬이 이르기를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산행 전날인 어제와 그제는 정말 살을 태울 정도로 볕이 뜨거웠어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갈령의 새벽바람은 서늘하기까지 합니다
지난 번 갈령삼거리에서 갈령까지의 내림길은 지루하고 어려웠었지만
오늘 오름길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이
산행 초반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서쪽으로 진행하다가 본격적으로 천황봉을 향해서 방향을 바꾸는
828봉은 바위봉이라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데
겨울에는 조심해서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형제봉(803.3)도 봉을 오른쪽으로 두고 정상은 거치지 않고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형제봉에서 피앗재까지는 고도 200정도를 내려가는데
한없이 내림 길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내림길의 끝 피앗재.
피앗재에서는 선두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는군요
피앗재 아래 피앗재산장엔
ok 카페인 홀대모의 다정님, 다감님 부부가 산장을 운영하시는데
대간꾼들에게 숙식과 교통편 등의 편의를 제공하시지요
다정님이 천황봉과 피앗재산장간 거리와 시간을 적어
나무에 걸어놓으셨군요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만수리 47-3
043-543-1058, 016-761-7761, 다정, 다감님
639봉을 지나 667봉 가는 도중
얼핏 동녘을 보니 일출을 기대할 수 있는 하늘입니다
그리고 멀리 하늘금의 안부가 적다홍색 물이 들었어요
대간을 하면서 처음 일출이 기대되는군요
720, 703, 680봉 다음 봉우리로 향하는 도중
전망바위에서의 동녘은 해가 뜨기 직전의 밝은 다홍색입니다
장정님이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이동해서 보자고 하시는군요
삐질삐질 땀을 내면서 오른 900봉 아래 무덤가
이미 해는 산그리매 위로 조금 올라와 강렬한 빛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출도 금년 들어 처음입니다
천황봉 오름길은 그 아래에서 본 산의 모습처럼
진행 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된비알입니다
천황봉 바로 아래 한남금북, 금북, 한남정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발아래 무수히 뻗어있는 산줄기들 그리고 산들
천황봉입니다.(1057.7)
대간에서 뻗은 정맥이 휴전선 남쪽에 9개가 있는데
각 분기점들은 1개 혹은 3개 정맥으로의 시발점이 됩니다
우리는 그 중 3번 째 분기점인 천황봉에 섰습니다
천황봉 아래 헬기장을 지나고
함박꽃나무 아래에서 식사를 합니다
법주사갈림, 석문, 입석대를 지나서 신선대에 이르렀는데 휴게소가 있군요
물이 모자랄 것 같아서 작은 물병을 하나 삽니다(2000원)
문장대로 향하는데 아주머님 두 분이 앞서 가십니다
아래 관음사에서 주무시고 문장대로 향하는 중입니다
문장대 가기 전에 바로 아래에도 휴게소가 있군요
학교 졸업 전 겨울방학 때 와보고 처음이니 세월이 많이도 지났군요
문장대는 오르지 않고 금지구역으로 들어갑니다
라스트님이 앞장섭니다
그리고 동생들과 평강님 그리고 몇 분
휴게소에서 대략 20여m 지나면 오른쪽으로 샛길이 있는데
이 길의 끝이 문장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헬기장입니다
바위 길은 겨울에는 정말 위험할 것 같습니다
앞장서시던 라스트님이 갑자기 돌아옵니다
앞 봉우리에 사람이 있다는 거에요
감시원인지 모르지만 이 산중에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게 사람이라니 . .
대장님이 진행하셔서 반대쪽에서 올라오던 산님이라는 것을 확인합니다
산골물이 우리만 놀라고 그들은 놀라지 않아 손해 본 느낌이라는군요.
산님들 얘기로는 올라올 땐 감시원이 없었고
문장대에는 10시 30분부터 감시원이 주재한다는 정보를 들려줍니다
산님들을 만난 바위봉은 앞이 훤히 트인 곳인데
여기서 방향을 오른쪽 예각으로 꺾어 내려갑니다.
대개 916봉까지는 바위구간이 계속된 것 같았습니다
입석바위 바로 전에 시어동으로 내려간 흔적이 보이는군요
입석바위를 지나고 견훤산성 갈림길을 지나
쥐죽은 듯 밤티재로 다가갑니다
양병열님이 먼저 밤티재로 내려가 감시원이 밤티재 충청도 쪽에
차를 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밤티재로는 바로 넘지 못하고 밤티재 오른쪽 도로를 목표로 하여
없는 길을 만들어 내려가 밤티재 이동통로를 흘깃하고
도로 건너편 측구로 올라 마룻금에 이릅니다
이제 앞에 있는 696.2봉만 넘어 내려가면 됩니다
봉을 오르다가 속리의 연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서
다리쉼을 하고는 늘재로 향합니다
늘재에서도 바로 내려서지 못하고
혹시나 하여 가기 전 왼쪽 사이 길로 향합니다.
-------------------------------------
정맥
정맥은 10대강을 에워싸는 산줄기를 말하고
바다나 강을 만나야 끝이 난다지요.
첫 번째는 지리산 영신봉에서 분기하여
진주, 고성, 마산, 창원, 김해에서
낙동강 혹은 낙동강 하구언에서 맥을 다하는 낙남정맥(1)
두 번째는 육십령 아래 영취산에서 분기하여
장수, 진안, 전주, 정읍, 장성, 담양, 광주, 능주, 장흥, 순천,
광양의 백운산을 거쳐 섬진강 망덕포구에서 맥을 다하는
호남금남(2)과 호남정맥(3).
호남정맥에서 분기하여
논산, 금산, 공주, 부여를 거쳐 부소산 조룡대에서 맥을 다하는
금강 남쪽의 금남정맥(4)
세 번째가 속리산 천황봉에서 분기하여
보은, 청주, 증평, 음성, 안성, 천안, 공주, 청양, 홍성, 서산,
태안반도 안흥진에서 서해와 만나 맥을 다하는
한남금북(5)과 금북정맥(6),
안성 칠장산에서 분기하여 용인, 수지, 의왕, 산본, 시흥, 부천,
인천, 김포를 거쳐 강화도 앞 문수산을 지나
한강 보구곶리에서 끝나는 한강남쪽의 한남정맥(7)
천황봉을 지나므로서 이렇게 7개의 정맥이 나누어졌습니다.
나머지 2개 중
하나는 태백시 매봉산(천의봉)에서 분기하여
과거 태백산맥이라고 배웠던 낙동강 동쪽의 낙동정맥인데
이것은 봉화, 영양, 청송, 포항, 경주, 언양, 양산,
부산 몰운대에서 남해와 만나 맥을 다하고(8)
마지막으로 한강 북쪽에 위치한 한북정맥은
백두대간 휴전선 북쪽 함경도 부근의 백봉에서 분기하여
휴전선을 넘고
남쪽 대성산에서 시작하여 철원, 포천, 의정부, 양주, 서울,
일산, 파주 장명산에서 내려가 곡릉천에서 맥을 다합니다.(9)
(하지만 박성태님은 당신 스스로 작성한 산줄기를 신산경표라 칭하고
원래 산경표와는 다른 새로운 산줄기 개념을 도입하여 작성하셔서
당초의 산경표와는 정맥의 이름이나 산줄기의 형태가 약간 상이합니다)
----------------------
저희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었던 나무는 제가 들어가는 카페에 문의하니
층층나무과에 가깝다고 하는군요.
현장에서 논의된 팽나무는 잎이 보다 작고 열매도 뭉쳐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