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 2010. 7. 11. 16:47

 

 닭의 장풀

 

 

 비비추

 

 

 

 

 

 

 

 

 지난 달 금남정맥 야영갔다가 얇은 침낭 덕분에 예전의 상처가 재발되었어요.

 상처는 십 몇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쩌면 그 이전으로 올라갈지도 모르지요.

 그건 그 상처가 확실히 언제부터인지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견갑골 쪽의 통증인데 . .

 

 이 녀석은 스트레스성으로 인해 생긴 것이에요

 살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지만

 십 몇년전 그 때에 처음 통증을  의식하기 시작한 시점이에요. 

 

 그 당시 지금 회사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한갑 피우던 담배를 두갑으로 바꾸고

 생전 하지 않던 날새기를 계속하다가

 몸이 나 여기 아파요로 시작된 것이지요

 

 그 당시 동네 뒷 산을 가지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어요

 

 병원에서 스트레스성이라고 해도 설마 그것이 통증으로 나타나겠는가도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진단은 정확한 것이었고

 추운 날씨에 갑자기 통증이 오면 등쪽에서 머리로 전이되어 균형을 잡기가 힘들 정도였지요

 그래도 간혹 그러기 때문에 이후로는 혼자 산행보다는 함께 산행을 많이 했었는데 . .

 

 산을 다니면서 거의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었다가도 두 번 정도의 통증의 기억이 있었는데

 한번은 낙남 한 겨울 영하 기온의 산행중에,

 또 한번은 대간 여름 우중산행에서

 갑자기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잠시 정신이 나갔다가 이웃 나무를 잡은 후에 정신을 차리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아픈 것은 통증이 시작되는 부분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신경을 조이는 것 때문 같아요

 

 야영은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이번보다 더 추운 날에도 괜찮았었는데

 금남 대둔산 아래 그 고개에서는

 바닥이 아스팔트에 에어매트를 깔고 텐트를 쳐서

 생각으로는 하나도 춥지 않았는데

 몸은 아마도 나름 힘들었던 것 같지요

 

 아침에 일어나는데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그날 산행은 접고 어찌어찌 집으로 돌아오기는 했는데

 그날 도진 상처가 이번에는 꽤 길게 가는군요

 그래서 동네 뒷산에서 몸을 추스리고 있는데

 병원에도 다니니 곧 나아지겠지요

 더군다나 동네 뒷산이라도 다닐 수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정말 평범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는거

 몸을 아무렇게나 자연스럽게 움직여도 아무렇지도 않은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정말 절실한 요즈음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이나

 이렇게 어두움과 빛이 공존하는 것이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새삼 느낍니다.